그간 나는 방송작가 활동 등을 통해 실로 많은 사람들을 만나 본 작가 축에 들기도 했다. 시정잡배들로부터 한국에서는 톱 글라스에 속하는 인물들을 나만큼 많이 만나본 작가도 아마 흔치 않을 것이다.
붓다는 인간이 겪어야 하는 고통을 여덟 가지로 헤아려 보면서, 생로병사(生老病死) 라는 네 가지 고통(四苦)에 이어, 다섯 번 째의 고통으로 애별이고(愛別離苦), 즉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지는 고통과 여섯 번 째의 고통으로 원증회고(怨憎會苦), 즉 미운 사람과 만나는 고통을 나열했는데, 나 역시 숱한 애별이고나 원증회고를 겪지 않을 수도 없었다.
때로는 나도 뱀처럼 징그러운 사람도 만나야 했고, 생명까지 위협하는 사람도 만나야만 했었다. 뿐만 아니라 나한테도 눈물겹고 애틋한 그리움 한 조각만 남긴 채 안개처럼 영영 사라져 버린 이들도 없지 않았다.
방송 또는 잡지 등을 위한 인터뷰 관계로 가볍게 한두 번 만났지만, 그 짧은 순간에도 인간적인 온기를 물씬 전해준 인물들도 있었고, 내가 볼 땐 하찮은 인간임에도 불구하고 오만의 극치를 보여준 인간들도 많았다.
김영무: 1,943년에 경북 칠곡에서 태어나 1,969년에 중앙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극작가로 공인을 받았다. 그 이후「구름 가고 푸른 하늘」,「탈속」,「장씨 일가」,「서교수의 양심」같은 50여 편의 작품을 공연으로 발표했고, 「윤회」,「초의 선사」,「약손」 같은 장편소설도 출간했다.「반야심경으로 보는 불교사상」,「군자 만나기」와 같은 동양사상 교양서 등 20여 권의 저서를 내놓기도 했다.「한국 희곡문학상」,「행원문학상」,「한국문학대상」,「예총 문화상」,「PAF 예술공헌상」,「29아나 연극관람전 공로상」등도 수상했다. 20여년 간 KBS, MBC, SBS, CBS, BTN 등에서 방송작가로 활동하기도 했고, 대경대학 겸임교수 노릇도 했다. 한국 문인 협회 희곡분과회장도 연임하고, 연극 전문 계간잡지 <극작에서 공연까지> 편집주간도 역임(7년) 했다. 현재는 한국문인협회, 서울연극협회 등의 자문위원이 되기도 하고, YOU TUBE <대학로 TV>를 운영하고 있다.